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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3월 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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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과학자들이 답을 찾아냈다. ‘마피아식 행동’이 그 답이다.
새들의 탁란(托卵·남에게 자기 알을 맡겨 키우기) 행동을 관찰해 온 플로리다 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은 사나운 찌르레기가 힘없는 휘파람새의 둥지를 다시 찾아왔을 때 자기 알이 없으면 둥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는다는 사실을 발견해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들은 일리노이 주 남부 캐시로버 강 유역에서 찌르레기가 알을 놓고 간 휘파람새의 둥지들을 찾아냈다. 연구진이 둥지에서 찌르레기 알을 치워버린 뒤 찌르레기의 행동과 둥지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찌르레기의 알이 없어진 둥지의 56%는 나중에 찌르레기에게 분탕질을 당했다.
찌르레기는 한술 더 떠 알을 맡기기 위해 휘파람새의 헌 둥지를 일부러 못쓰게 만든 뒤 휘파람새가 둥지를 새로 지으면 거기에 알을 낳기도 했다. 휘파람새가 새로 지은 둥지의 85%에 찌르레기가 알을 낳는 것으로 드러났다.
플로리다 자연사박물관의 제프리 후버 박사는 “자연에서 상대방이 거부할 수 없게 확실히 보복하는 마피아식 행동이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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