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 인력 1만명 구조조정

  • 입력 2007년 3월 1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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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맞은 유럽연합(EU)의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가 강력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에어버스의 루이 갈루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8일 프랑스 툴루즈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0년까지 인력 1만 명을 줄이며 공장 6곳도 처분한다'고 밝혔다.

줄어드는 인력은 공장근로자 5만 7000명 중 5000명과 하청업체 직원 약 3만명 중 5000명이다. 에어버스의 공정 50%는 하청업체에서 이뤄진다. 국가별로는 프랑스가 4200명으로 가장 많고 독일이 3500명, 영국이 1600명, 스페인이 400명이다.

공장은 프랑스의 생 나제르 및 독일의 바렐과 라우프하임 공장을 매각 또는 폐쇄하고 프랑스의 몰트, 독일의 노르덴암, 영국의 필튼 공장은 합작 투자기업을 찾기로 했다.

세계에서 대형 여객기를 제조하는 곳은 에어버스와 미국의 보잉사 등 2곳뿐이다.

1999년 보잉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등극한 에어버스의 위기는 2005년부터 감지돼 왔다. 당시 5월 차세대 초대형 항공기 A 380기의 인도일정 2년 연기가 발표되면서 2006~2010년의 예상 수익 50억유로(약 6조 2000억원)가 날아간 것.

무엇보다 시장수요가 큰 장거리 중형항공기 개발에서 A 350기의 수주량이 보잉의 B 787에 크게 밀리면서 수년간 간신히 유지된 흑자가 지난해 적자로 반전됐다. 달러화 약세까지 겹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에어버스는 프랑스와 독일 정부가 동일 지분을 갖고 있는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자회사이므로 그동안 구조조정안 수립 자체가 쉽지 않았다.

양국은 '고통 분담'을 둘러싸고 수개월간 대립하다 결국 정치적 해결을 모색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주 만나 최종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상황은 앞으로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버스는 "일단 자원 퇴직과 조기 은퇴의 방법으로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1년 혹은 1년반 후 기대 수준에 이르지 못하면 다른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으나 유럽의 노동법 아래서 해고는 쉽지 않다.

보잉도 2001년부터 4만명의 인력을 줄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으나 당시는 세계 항공기 수요가 줄어드는데 따른 인력 감축이어서 노조가 납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에어버스의 구조조정 계획은 세계 항공기 수요가 늘고 공장 가동율도 최대치에 접근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노조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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