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軍, 팔레스타인 소년 또 사살

  • 입력 2006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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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명의 민간인 희생자를 낸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탱크 공격을 비난하고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를 요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이 11일 미국의 반대표 1표로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12일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소년이 희생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아침 가자지구 북부에서 당나귀 수레를 끌고 가던 팔레스타인 소년 압달라 아부 나무스(16) 군을 공격해 숨지게 했다.

나무스 군은 팔레스타인 민병대원들이 로켓공격 기지로 이용하던 곳에 잘못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11일 안보리 결의안 투표를 마친 뒤 “아랍 국가들의 지원을 받은 결의안은 이스라엘에 대해 균형이 잡혀 있지 않은 것”이라면서 “결의안은 최근 가자지구 사태를 공평하게 설명하지도 않았다”고 반대 배경을 밝혔다.

투표에서 안보리 15개 이사국 가운데 10개국은 찬성표를 던졌고 영국 덴마크 일본 슬로바키아 등 4개국은 기권했다. 유일한 반대표를 던진 미국은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갖고 있다. 결의안의 초안은 아랍 국가인 카타르가 마련했다.

이스라엘군은 8일 아침 가자지구 북부 마을 베이트하눈을 탱크로 포격함으로써 잠자던 어린이 7명과 여성 4명 등 19명을 숨지게 하고 40여 명을 다치게 해 국제사회의 공분을 샀다.

아랍권 22개국의 정치 결사체인 아랍연맹(AL)은 12일 카이로에서 특별 외교장관 회담을 열어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을 미국이 무산시킨 것에 아랍권 공동의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이 회의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의 저지로 결의안 채택이 무산돼 놀랍고 실망스럽다”며 민간인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 행위를 옹호하기 위한 미국의 거부권 행사가 아랍권에서 반미감정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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