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 입력 2006년 10월 31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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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을 이끄는 한국계 손정의(손 마사요시) 사장이 곤경에 처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휴대전화 '번호이동 제도' 실시를 노려 파격적인 요금할인제를 내놓았으나 나흘 뒤인 28일부터 이틀 동안 자사 컴퓨터 시스템이 다운되는 불상사가 터졌기 때문.

손 사장은 제도 실시 하루 전인 23일 자사 가입자끼리는 월 기본료만 내면 통화와 메일 요금을 공짜로 하겠다고 전격 발표해 경쟁사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나아가 "경쟁업체인 NTT도코모와 KDDI가 요금을 내리면 24시간 이내에 가격을 추가로 내리겠다"고 호기롭게 선언하기도 했다.

시스템 다운 사태가 이어지자 손사장은 30일 저녁 기자회견을 갖고 "자사 고객뿐 아니라 경쟁사들에도 피해를 끼쳤다"며 머리를 숙였지만 여론의 반응은 냉담하다.

설상가상으로 소프트뱅크모바일은 시스템 장애의 원인을 '고객폭주'라고 밝혔지만 실은 경쟁사로 옮기려는 가입자가 더 많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신뢰에 금이 가게 됐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도 이 회사의 새 요금 체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는 등 사태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손 사장은 2조 엔을 들여 외국계 보다폰을 인수해 10월 소프트뱅크모바일로 이름을 바꿨다. 번호이동 제도 도입 전 기준으로 가입자가 1530만 명이었으나 경쟁사인 NTT도코모(5210만명), KDDI(2640만명)에 비해서는 크게 뒤져 있었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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