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학교 또 인질극 4명 사망…아미시 기독교 마을서

  • 입력 2006년 10월 4일 03시 00분


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랭커스터에 있는 암만파(아미시) 교도 집단거주 마을 학교에서 인질극이 일어나자 주민들이 길에 꿇어앉아 기도를 드리고 있다. 이날 트럭 운전사인 찰스 칼 로버츠가 학교에 침입해 인질로 잡은 여학생 4명을 총으로 쏴 죽이고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니켈마인스=AP 연합뉴스
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랭커스터에 있는 암만파(아미시) 교도 집단거주 마을 학교에서 인질극이 일어나자 주민들이 길에 꿇어앉아 기도를 드리고 있다. 이날 트럭 운전사인 찰스 칼 로버츠가 학교에 침입해 인질로 잡은 여학생 4명을 총으로 쏴 죽이고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니켈마인스=AP 연합뉴스
현대 물질문명을 거부한 채 보수적 신앙을 지키며 19세기 삶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암만파(아미시) 기독교 마을이 끔찍한 총격 사고의 현장으로 변했다.

2일 펜실베이니아 주 랭커스터의 간이학교에 우유를 배달하는 트럭 운전사 찰스 칼 로버츠(32)가 총을 들고 침입해 인질극을 벌이다 여학생 7명을 총으로 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여학생 3명은 현장에서 숨졌고, 병원으로 옮겨진 4명 중 1명도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로버츠는 남학생과 어른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낸 뒤 여학생들만 묶어서 칠판 앞에 세워 두고 판자로 문을 막았다. 그는 경찰이 접근하자 총을 쏘기 시작했다. 교실이 하나밖에 없는 이 학교에는 6∼13세 학생 30여 명이 공부하고 있었다.

로버츠는 암만파 신자가 아니었으며 전과가 없는 평범한 시민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 동기가 어린 시절의 개인적 원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학교 총격사건이 그치지 않는다. 지난주 위스콘신 주의 한 학교에서는 꾸중을 들은 학생이 교장을 총으로 살해했다. 콜로라도 주에서도 최근 괴한이 여학생 6명을 잡고 인질극을 벌이다 학생 1명을 죽이고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해리슨 포드가 주연한 영화 ‘위트니스’를 통해 유명해진 암만파는 17세기 야코프 암만 장로의 가르침을 따르는 종파. 19세기 미국으로 건너온 후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 주를 중심으로 교도들이 모여 살고 있다.

이들은 세속생활을 멀리하는 엄격한 금욕 생활로 유명하다. 검은색 계통의 검소한 옷에 독일어 방언을 사용하고 농사를 짓는다. 전기와 TV 자동차 전화 등도 거부하고 말과 마차를 타고 다니며 학교 교육도 8학년까지만 받는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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