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량위 패가망신…“여성간부情婦삼고 공금1200억원 아들줘”

  • 입력 2006년 9월 30일 03시 00분


홍콩 시사주간지 야저우(亞洲)주간 최신호는 사회보장기금 비리로 축출된 천량위(陳良宇) 중국 공산당 상하이(上海) 시 서기가 시청의 여성 간부를 비롯해 여러 명의 정부(情婦)를 두고 생활하면서 한 정부와의 사이에선 아들을 낳아 본가에 데려 오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또 홍콩 상(商)보는 천 서기가 베이징(北京)의 미디어회사에서 일하는 아들이 자금 지원을 요청하자 시의 사회보장기금 10억 위안(약 1200억 원)을 지원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 대주주들은 천 서기의 아들이 이 자금을 끌어오자 연봉 40만 위안의 부사장직에 앉힌 뒤 이 돈으로 천 서기의 측근 우밍례(吳明烈) 회장이 운영하는 신황푸(新黃浦)그룹의 지분 74%를 매입했다.

또 천 서기는 부인과 아들이 외국에 나가 사용한 159만 위안의 카드대금을 우 회장 등 주변 인사에게 떠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우 회장은 1998년부터 천 서기의 부친에게 호화주택을 사주고 인테리어까지 해 주는 등 천 서기와 인연을 맺어 왔다.

천 서기는 앞서 2003년 구속된 상하이 갑부 저우정이(周正毅) 눙카이(農凱)그룹 회장의 비리사건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천 서기는 “상하이 문제는 상하이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큰소리치며 이 문제를 폭로하려던 인권변호사 정언충(鄭恩寵)을 체포하고 랑셴핑(郞咸平) 홍콩 중문대 교수의 TV 토크쇼 제작을 중지시켰다고 야저우주간은 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은 29일 천 서기의 축출을 둘러싸고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을 것이라는 외부의 추측과는 달리 장 전 주석이 최근 비리 수사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장 전 주석은 천 서기의 해임을 용인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상하이 시당위원회에 전달했으며, 한정(韓正) 상하이 시장이 천 서기의 당서기 직을 대행한다고 결정한 베이징의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야저우주간은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가 베이징 시 주변의 비리 수사를 위해 각지에서 온 감찰관 300여 명을 배치했다”며 “이는 중앙정치국 서열 4위인 자칭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위원회(전국정협) 주석을 겨냥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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