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신저 전 장관 “한미FTA땐 투기자본 공격 막을 수 있어”

  • 입력 2006년 9월 25일 13시 52분


티어도르 카신저 전 미국 상무부 부장관은 한미 FTA가 체결되면 론스타 뉴브릿지 칼라일 같은 사모펀드(PEFㆍPrivate Equity Fund)의 악의적인 공격으로부터 받는 피해도 줄어 들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재직한 카신저 전 장관은 25일 세계와 동북아평화포럼(대표 장성민)이 주최한 ‘21세기 한미관계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주제의 토론회 1부 ‘21세기 한미관계와 FTA’에 발제자로 참석, “한미 FTA협상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양국에 혜택을 증대시킬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FTA로 더 많은 자본이 한국에 유입된다면 론스타 등 악의적 공격을 막아낼 수 있다”며 “리스크 자본이 더 이상 들어올 수 없는 자리가 돼야 한다. 기업가 정신을 증진시키고 공정한 경쟁을 높이며 법적 서비스를 증대해 시장 중심의 투자가 결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투자자들이 기업의 리스크를 평가하는 방법도 한국 투자가들이 다 알고 있어야 한다”며 “FTA를 통해 한국은 미국 시장에 많은 접근권을 가지면서 동시에 이런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경제 무역 발전은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되는 것”이라며 “두 나라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장기간 동맹의 기초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신저 전 부장관은 일문일답에서는 “97년 금융 위기 당시 론스타 등 펀드가 부실 회사를 인수하고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이들 펀드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공격적인 반응에 미국 금융권들이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부실한 회사를 되살려 놓았는데 반응이 의외였다”며 “게임의 규칙을 잘 제정하는 게 중요하다. 이 펀드의 투자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 FTA는 장기적으로 이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 측 토론자인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는 “국제적인 자본의 세무 부분은 한국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고 본다”며 “이들이 얻은 사모 주식투자의 이익이 크고 조세 조약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이라는 게 한국 국회의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부총리는 “투자에 대한 성과는 한국의 법과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며 “또한 펀드의 의사결정 절차 또한 투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충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한국의 경우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비율이 상당히 크고 론스타의 경우 세금 탈세액 문제가 심각했다”며 “사모 펀드의 개방과 관련해 지금 국세청장 회의도 하고 있는데 주 의제는 모니터링”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OECD 차원에서 사모펀드의 모니터링 방안을 내 놓을 것”이라며 “이 분야에 대한 진전이 있을 것이므로 국민들은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카신저 전 부장관 외에도 앤드루 카드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 부시 행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제임스 베이커 4세 법무법인 베이커보츠 대표 변호사가 사회자로 나왔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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