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로브의 말발, 이젠 약발 다했나

  • 입력 2006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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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행정부의 정치 전략가로 ‘선거운동의 귀재’라 불려 온 칼 로브(사진) 백악관 부실장의 조언은 한때 공화당 인사들에게 ‘복음’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 공화당 출마자들이 로브 부실장의 조언을 듣기는커녕 도리어 거리를 두려 한다고 뉴욕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4년 11월 공화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자 당시 백악관 정치고문이던 로브 부실장을 가리켜 “이번 선거운동의 설계자”라고 극찬했다. 그러던 그의 영향력이 올해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뚜렷하게 쇠퇴했다는 것이다.

2000년 대선 이래 로브 부실장의 선거 전략은 ‘2T’의 반복이었다. ‘테러리즘(terrorism)’과 ‘투표율(turnout)’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그는 2002년 이후 선거 때마다 국가 안보를 최대 이슈로 부각시켜 보수적 유권자들을 투표장에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부시 대통령의 2000년, 2004년 대선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 기독교 복음주의 세력의 결집도 그의 공이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정책을 비판하는 이들이 점점 늘면서 공화당 후보들조차 로브 부실장과 대중 행사에 함께 서기를 기피하는 등 ‘거리 두기’를 통해 선거에서 승리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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