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예비역 강제동원령’ 임박

  • 입력 2006년 8월 2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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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병대가 2003년 3월 이라크전쟁 개전 후 처음으로 예비역 2500명에게 강제 동원령을 내릴 방침이라고 23일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배치할 병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미 해병대는 이라크전쟁이 일어난 후 1만4000명의 예비역을 현역으로 복귀시킨 적이 있으나 강제 동원이 아닌 자원에 의한 것이었다.

이번에 동원될 예비역 해병은 12∼18개월 동안 복무하게 된다. 미 해병대로선 1200여 명의 병력이 부족한 형편. 이번 동원으로 훈련과 배치에 필요한 병력을 일단 확보하게 됐다.

미 해병대원은 보통 현역에서 4년을 복무한 후 4년은 예비역으로 남게 된다. 예비역은 봉급을 받으면서 정기적 훈련을 거치는 정규 예비역과 1년에 하루만 소집훈련에 응하는 비정규 예비역으로 나뉘며 이들은 모두 필요 시 강제 동원될 수 있다.

미 육군도 병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2001년 9·11테러 이후 육군은 5000명의 예비역을 동원했다. 2004년 중반에 집중 동원됐고 아직도 2200명의 예비역이 복무 중이다. 이라크전쟁에 반대하는 국제 여론이 높아지면서 다국적군에 참여한 국가들이 이라크에 배치된 자국군의 규모를 줄이면서 미군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군은 현재 7000명의 이라크 파견 병력을 내년까지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미군 지휘관들도 병력 축소를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미군은 올해 초에도 쿠웨이트 주둔 병력을 이라크에 추가 투입한 바 있다.

미군은 분쟁지역에 배치할 병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복무 기간이 끝난 병사를 전역시키지 않고 그대로 부대에 배치시키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작전에 몇 차례나 투입된 병사들의 불만이 대단하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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