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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8월 23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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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물었다. "숫자랑 알파벳을 어떻게 알았니?" 꼬마가 대답했다. "'세서미 스트리트'에서 봤어요."
이 아이는 16세에 학사, 17세에 '우등 학사' 학위를 연달아 취득했고, 24세 때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로 임용됐다. 22일 테렌스 타오(31) 씨는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 메달(Fields Medal)'을 받았다. 국제수학자연맹(IMU)은 수상 이유를 설명하며 타오를 '최고의 문제 해결사'라고 지칭했다.
타오 씨의 부모는 1972년 홍콩에서 호주로 건너왔다. 아버지는 소아과 의사이고 어머니는 수학 교사. 타오 씨는 3세 때 초등학교에 들어갔다가 그만 두고 7세에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IQ 측정치는 221로 알려지고 있다. 10, 11, 12세에는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잇따라 수상했다. 16세에 호주 플린더스대를 졸업했고 20세에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경력이 오히려 평범해 보일 정도다.
플린더스대 시절 타오 씨를 가르쳤던 가스 가우드리 멜버른대 교수는 "타오는 14세 때 대학원생이 배우는 고등수학을 풀었다"며 "어떤 난해한 문제도 섬광 같은 창조성을 발휘해 척척 답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가우드리 교수는 "매우 뛰어난 수학자들이 보통 2~3개의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반면 타오는 10~15개를 가뿐하게 다룬다"고 덧붙였다.
타오 씨는 조화해석(harmonic analysis)과 정수론(整數論)을 주로 연구하며, 그의 연구성과는 주로 섬유광학과 정보보안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한편 최근 '푸앵카레의 추측'을 풀어 화제가 된 러시아의 천재 수학자 그리고리 페렐만(40) 씨도 타오 씨와 필즈 메달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이날 끝내 시상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페렐만 씨는 필즈 메달 수상을 거부한 첫 번째 인물이 됐다.
국제수학자연맹은 페렐만 씨가 "국제 수학계의 표면상의 대표로 비쳐지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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