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타들어간다…살인 더위에 가뭄까지 겹쳐 몸살

  • 입력 2006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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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륙이 무더위에 극심한 가뭄이 겹치는 이중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 국가들이 한발로 인한 농작물 생산량 감소와 물 부족, 산불로 수십억 유로의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고 10일 전했다.

가장 큰 농업 피해를 보고 있는 이탈리아는 홍당무와 옥수수, 쌀, 사료용 작물 등의 올해 생산량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고 포도 수확량도 2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의회 관계자는 가뭄이 “거의 자연재해 수준”이라고 말했다.

스페인도 곡물 생산량이 최근 5년 평균량에 비해 17% 감소할 전망이고 독일과 폴란드도 비슷한 상황을 맞고 있다. 일조량이 크게 늘면서 과일과 채소가 너무 일찍 익는 바람에 수확도 못한 채 방치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일부 하천은 바닥을 드러내 물고기가 떼죽음할 정도로 물 부족도 심각하다. 프랑스 정부는 공원과 거리에 물을 뿌리지 못하게 했고 영국도 정원사들의 호스 사용을 금지했다. 스페인에선 실내 수영장을 운영하지 못하도록 했다.

늘 범람을 걱정하던 이탈리아의 포 강은 올해 들어 수위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수로인 독일 라인 강 수위도 낮아져 화물 적재량이 줄어드는 바람에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 폭염으로 가축도 고통을 받아 송아지 출산이 10∼15%나 줄어들 전망이다. 고온에 의한 자연발화로 스페인 북부지역에서만 이번 주에 100건에 가까운 산불이 일어나 적어도 3명이 숨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날씨가 유럽에서 앞으로 40∼50년 동안 매년 여름철에 반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름 강우량도 앞으로 80년 동안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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