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에펠탑에 오르시다

  • 입력 2006년 8월 4일 03시 02분


‘프랑스(佛)와 불(佛)교는 잘 어울리는 짝?’

최근 프랑스에서 불교가 ‘5대 종교’에 포함될 정도로 성장했다고 일간지 르피가로가 2일 보도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충실한’ 불교 신자를 45만 명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대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가톨릭의 세례 의식 같은 것이 없는 데다 공식 집계도 하지 않아 정확한 수는 파악되지 않는다.

불교 전문가인 파브리스 미달 씨는 아시아계 40만∼50만 명, 프랑스 출신 20만 명 정도의 신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불교에 동조적인’ 사람을 합치면 500만 명에 이른다는 것이 프랑스 불교계의 판단이다.

특히 프랑스 본토인으로서 불교를 받아들인 사람은 가톨릭에서 개종을 한 경우가 많다. 지상파 TV방송에서 ‘불자(佛子)의 목소리’를 진행하는 카트린 베리 씨는 고등학생 때 불교로 개종했다. 그는 “가톨릭은 너무 피상적이고 제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아시아계 불교 신도와 프랑스인 신도 사이에는 종교 생활에도 차이가 있다고 베리 씨는 분석했다. 아시아인들은 공동체 안에서 매우 헌신적인 방식으로 종교 생활을 하는 반면 프랑스 본토인들은 불교를 ‘엘리트들을 겨냥한 가르침’ 정도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

미달 씨는 종교적 책임을 외면하는 프랑스 신도들에 대해 “불교에서 강조하는 자기희생 정신을 외면하고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식”이라며 참여적 종교생활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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