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유엔총장 선거전 돌입…아시아출신 4명 24일 1차투표

  • 입력 2006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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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과 관련해 다음 주에 1차 예비투표(스트로 폴)를 실시한다.

코피 아난 현 총장의 후임을 뽑는 ‘고도의 국제정치 게임’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 임기는 내년 1월부터 5년간.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에 따르면 1차 예비투표 날짜는 24일 오후(한국 시간 25일 새벽)가 유력하다. 1차 예비투표 대상은 출마서를 제출한 한국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태국의 수라끼앗 사티아라타이 부총리, 유엔 사무차장을 지낸 자얀타 다나팔라 스리랑카 대통령 고문, 인도 출신의 샤시 타루르 유엔 사무차장 등 모두 4명.

1차 예비투표는 이들 후보에 대한 안보리 이사국들의 전반적인 평가를 알아본다는 점 외에도 ‘이번 사무총장은 아시아 차례’라는 점을 굳힐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유엔의 한 소식통은 “이번에는 안보리가 1차 예비투표를 한 뒤 1개월 정도 휴회에 들어가기 때문에 1차 예비투표가 최종 후보 선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다”며 “만약 아시아 출신인 네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높게 나타나면 아시아 후보 대세론을 확정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안보리는 여름 휴가철이 끝나는 9월 예비투표를 재개하고 늦어도 10월까지는 최종 후보를 선정해 총회에 추천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나온 공식 후보 4명과는 별도로 고촉통(吳作棟) 전 싱가포르 총리와 유엔개발계획(UNDP) 총재인 터키의 케말 데르비슈 씨도 잠재후보로 거론된다.

차기 사무총장은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가운데 최소 9개국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상임이사국 5개국에서 만장일치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점. 5개국 중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사무총장이 될 수 없다.

그런데 유엔 주변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러시아는 친미 성향을 나타내고 있는 동유럽 후보는 절대 반대하며 아시아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으로 사무총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온 미국, 그리고 아시아 맹주를 자처하는 중국의 움직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스트로 폴(straw poll):

밀짚(straw)을 날려 바람의 방향을 알 수 있다는 데서 나온 말로 보통 ‘예비투표’로 번역된다. 유엔 안보리는 유엔 사무총장 최종 후보를 선정할 때 스트로 폴 방식을 사용한다. 이사국들은 모든 후보에 대해 찬성(encouragement), 반대(discouragement), 특별한 의견 없음(no position) 등 3가지 표시를 한다. 안보리는 이 같은 스트로 폴을 통해 이사국들의 ‘선호 후보’와 ‘기피 후보’를 가려낸 다음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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