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에너지 싹쓸이’ 러시아도 공략

  • 입력 2006년 7월 2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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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는 러시아 대형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티의 주식 6600만 주를 5억 달러(약 4790억 원)에 매입하기로 했다고 19일 발표했다.

그동안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틈새시장’ 중심으로 자원 공략에 나섰던 중국이 에너지 확보 대상을 러시아 같은 자원대국으로 다원화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또 중국 국영석유회사가 러시아 석유산업에 진출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에너지 합작이 본격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알려 주는 것이라고 시장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후진타오의 ‘에너지 안전관’=중국의 ‘세계 에너지 싹쓸이’ 행보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에너지 안전관’ 제기를 계기로 본격화할 전망이다. 후 주석의 에너지 안전관은 1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8(선진 7개국+러시아) 및 개발도상 6개국 정상회의에서 처음으로 제기됐다.

후 주석은 이날 “전 지구의 에너지 안전은 세계평화와 안정, 각국의 공동 발전에 지극히 중요하다”며 “전 지구적인 에너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각국이 협력해 나가자”고 제의했다.

후 주석의 에너지 안전관 제기는 에너지 확보가 중국뿐 아니라 서방 선진국의 당면 과제임을 부각해 중국에 쏟아지고 있는 ‘에너지 싹쓸이’ 비난을 피해 가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중국의 에너지 확보 행보=중국이 에너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부터다.

중국석유공사(SINOPEC)는 2004년 10월 이란과 총 700억 달러의 원유, 가스 공급협정을 맺었다. 매일 15만 배럴의 원유를 무려 25년간 공급받는다는 계약이었다.

CNPC는 지난해 8월 카자흐스탄의 석유회사를 41억8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카자흐스탄과 중국은 두 나라를 잇는 제2의 송유관을 건설 중이다.

후 주석은 올해 4월에도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를 순방하며 100억 달러가 넘는 유전채굴권을 따냈다.

중국은 앞으로 4년간 우라늄, 구리, 알루미늄, 망간 등 광물의 재고를 늘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40억∼50억 m³ 규모의 원유저장고도 2, 3개 건설할 계획이다.

지난해 3억2000t이었던 중국의 석유소비량은 2020년엔 5억 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앞으로 중국의 ‘에너지 싹쓸이’가 더욱 가속화할 것임을 예고하는 수치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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