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역 테러공포

  • 입력 2006년 6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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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알 카에다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의 사망 이후에도 이라크에서 테러행위가 멈추지 않아 치안불안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16, 17일 이틀 동안에만 각종 테러로 이라크인 70명이 죽고 131명이 다쳤다. 또 미군 1명이 숨지고 2명이 저항세력에 생포됐다.

특히 누리 카말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의 지시로 14일 이후 바그다드 시내에 미군과 이라크 보안군 7만5000여 명이 투입됐지만 테러는 오히려 더 기승을 부렸다.

영국을 포함한 이라크 주둔 외국군의 철수도 이어지고 있어 치안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시아파 상대 테러=17일 바그다드 서남쪽 시아파 밀집지역인 마아레프 거리의 이라크 경찰 검문소에서 차량폭탄테러가 일어나 최소 12명이 죽고 38명이 다쳤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또 이날 바그다드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으로 시아파가 많이 사는 이스타라바디 재래시장에 박격포탄 3발이 떨어져 4명이 희생되고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바그다드 남쪽 마무디야의 군 검문소에서는 차량폭탄테러로 7명이 숨졌다.

전날에는 바그다드에서 가장 큰 시아파 사원에서 신발폭탄이 터져 최소 13명이 죽고 28명이 다쳤다.

시아파는 미군의 공습으로 자르카위가 사망한 이후 이라크 알 카에다가 내부 조직을 정비하고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시아파를 대상으로 테러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같은 날 오후 바그다드 서남쪽의 유수피아 지역에서 연합군 초소가 기습공격을 당해 미군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저항세력에 납치됐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군이 저항세력에 생포되기는 2004년 4월 팔루자 인근에서 케이스 모핀 상병 사건 이후 처음”이라면서 “미군이 전방위 구출작전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

▽중단 없는 성전 맹세=16, 17일 양일간의 테러는 이라크 알 카에다와 연계된 수니파 저항조직 ‘무자헤딘 슈라(shura)회의’가 “최후의 심판 때까지 미군과 다국적군을 겨냥한 지하드(성전·聖戰)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힌 뒤 일어났다.

이 조직의 압둘라 빈 라시드 알 바그다디 의장은 16일 “우리의 임무는 지도자 한 명(자르카위)이 떠났다고 늦춰지거나 흔들리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올 1월 발족된 슈라회의는 이라크 알 카에다와 수니 강경파 저항세력들이 미국과 이라크 정부군을 상대로 벌이는 테러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알카에다, 2003년 이라크戰 직전에 뉴욕지하철 독가스 공격하려 했다”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2003년 3월 20일 미국의 이라크 침공 직전 뉴욕 시 지하철에 독가스를 살포할 계획을 세웠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17일 보도했다.

타임은 ‘사이먼 앤드 슈스터’ 출판사에서 이날 발행된 론 서스킨드 씨의 책 ‘1%의 독트린’을 요약 보도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나치수용소에서 사용한 것과 유사한 독가스를 뉴욕 시 지하철에 뿌린다는 계획은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오른팔이자 조직의 2인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의 명령에 따라 취소됐다고 타임은 전했다.

서스킨드 씨는 “독가스 살포의 파괴력은 원자폭탄과 유사하다”면서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몇 가지 화학물질로 폭발장치를 만들어 할인매장 같은 넓은 공간에서 터뜨리면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독가스 살포계획은 2003년 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체포된 바레인 출신 알 카에다 조직원의 컴퓨터에서 발견됐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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