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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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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회사 주재원으로 미국에 5년 넘게 근무한 박모(42) 씨는 3년 전 귀국을 포기하고 뉴욕의 교포 회사에 취직했다. 역시 영주권을 신청한 박 씨는 최근 확정 통보를 받았다.
이처럼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는 한국인이 늘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의 이민연감에 따르면 영주권을 취득한 한국인은 1990년대 후반 연간 1만2000∼1만4000명으로 감소했으나 2001년을 계기로 다시 늘어나 연간 2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영주권 취득자는 1980년대까지는 매년 3만 명이 넘었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본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하면 이민이 감소하는 일반적인 패턴대로였다. 그런데 2001년을 전후로 영주권 취득자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잠정 통계이지만 지난해에도 2만1529명이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 퀸스대 사회학과 민병갑 교수는 “글로벌화가 미국 이민 패턴을 바꾸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세계화가 진척되면 자본뿐 아니라 노동력도 국경을 자유롭게 이동한다”며 “한국 유학생의 급증으로 미국 거주 희망자가 늘고 있는 데다 아시아계 고급 인력에 대한 미국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영주권을 취득하는 한국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영주권 취득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가족 초청 등으로 처음부터 이민비자로 입국해 영주권을 취득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학이나 상사원 비자 등 단기비자로 체류하다가 신분 변경을 통해 영주권을 취득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신분 변경을 통한 영주권 취득 비율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10%대 중반이었으나 2000년 이후 60%를 훨씬 넘고 있다.
민 교수는 “미국 내 유학생 가운데 한국인 학생 수가 1, 2위를 다투고 있어 매년 2만 명가량의 한국인이 영주권을 취득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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