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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5월 29일 15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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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지진 발생 사흘째인 29일 욕야카르타 주 3400명, 센트럴자바 주 1600명 등 최소 500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부상자도 5000명을 넘어섰고 건물과 가옥 3만5000여 채가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민은 20여만 명에 이른다.
29일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대사관 김상술(49) 홍보관은 "욕야카르타 재난조정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5135명이 사망했으며 4만5289채가 파괴돼 재산피해가 3억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AP통신은 구조 활동과 시신 발굴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인명피해와 재산피해 집계수치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비상사태 선포=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28일 밤 각료회의를 마친 뒤 "피해주민들에게 음식과 의료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8월까지 3개월간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또 500억 루피(약 50억 원)를 긴급 구호금으로 배정했다.
칼라 부통령은 이와 함께 "복구비용으로 최소 1억 달러(약 1000억원)가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의 긴급 지원을 호소했다.
인도네시아 외무부는 각국 주재 대사들에게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한 모금운동을 벌이라고 지시했다.
한편 수실로 밤방 요도유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피해복구를 진두지휘하기 위해 6월 초 로 예정된 남북한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남북한 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다음달 5일부터 9일까지 남북한을 연속 방문해 최고 지도자들과 만날 계획이었다.
▽고통의 현장=세계 각국의 구호품과 의료지원단이 피해지역에 속속 도착하고 있지만 부상자와 이재민들은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다.
가옥이 파괴된 이재민들은 먹을 것과 잘 곳을 찾아 거리를 헤매고 있다. 지진으로 끊긴 전력이 아직 복구되지 않은데다 식료품점, 슈퍼마켓 등이 대부분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특히 욕야카르타 주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반툴 지역은 성한 가옥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 복구에는 적어도 1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식량난이 계속되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5월 화교를 상대로 일어났던 폭동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8일에는 건기임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 만에 많은 비가 내려 구조작업을 더디게 하고 있다. 해발 2911m의 므라피 화산이 15일부터 화산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내뿜은 증기 때문에 때 아닌 비가 뿌린 것이다.
반툴 인근 월로사반 병원에는 부상자 1000여명이 몰렸으나 외과의사는 단 1명에 불과하다. 도로에는 '도와주세요'란 글씨가 적힌 모금함을 들고 지나가는 자동차를 가로 막고 구걸하는 어린이들이 넘쳐났다.
▽재정지원 및 구호활동 본격화=29일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EU)을 포함해 세계 각국이 지원을 약속한 금액은 3629만 달러. 특히 이웃나라 말레이시아를 포함해 일본, 중국, 호주, 뉴질랜드,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시아 국가들의 지원이 두드러졌다.
국제적십자연맹(IFRC)과 국제적신월사연맹(RCS)은 피해복구기금으로 1000만 달러를 모을 계획이다. 세계식량계획(WFP)은 28일부터 헬기를 동원해 이재민들에게 식량 의약품을 나눠주고 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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