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밀어붙이는 탱크戰 한계…점령지 민간인 중시하라”

  • 입력 2006년 3월 30일 03시 03분


앞으로 이라크는 물론 다른 지역에 투입되는 미군의 활동 양상이 달라질 듯하다.

미군이 이라크전 3년간의 실책을 교훈 삼아 새로운 훈련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미군은 이를 옛 소련이 적이었던 시절의 ‘탱크전 교리’ 대신 ‘게릴라전 교리’로 정리했다. 미국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 최신호(27일자)가 5가지 항목으로 정리했다.

▽안정 유지=미 캘리포니아 주의 어윈 기지에 있는 훈련소에서는 마을 12개가 들어선 ‘가상 이라크’가 꾸며져 있다. 이곳에서 실시하는 훈련은 내전 혼란의 한가운데서도 마을의 일상생활이 유지되도록 하는 데 가장 큰 비중을 둔다. 15년 전만 해도 군사작전과 평화유지(민사)활동은 엄격히 구분됐다. 하지만 이제 미군은 교전 중에라도 전기 공급이 제대로 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우군 확보=도시 게릴라전에서는 관망하는 민간인들이 있기 마련이다. 아내와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애꿎은 민간인을 포로처럼 다루면 저항세력으로 넘어가기 쉽다. 지금까지 상당수 이라크 민간인들은 미군을 사담 후세인의 뒤를 이은 압제자로 여겼다.

▽신뢰 확보=어윈 기지에서는 미군이 이라크 민간인들에게 한 약속을 얼마나 지키는지 점검한다. 약속 이행은 신뢰를 얻는 데 필수 요소이기 때문. 저항세력 역할을 맡은 이들이 공격하거나 훼방을 놓기도 한다. 미군이 약속을 남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문화 숙지=미군은 각 지역의 토착부족 간 관계나 부족 지도자들의 상호관계를 알기 힘들고 후임 부대는 백지 상태에서 활동을 시작한다. 현재 미군은 문화지형도를 구축하고 있다. 작전 중 얻은 문화 지식을 기록해 각 부대가 공유하기 위한 것이다.

▽정보 분석=어윈 기지에 있는 가상마을 중 한 곳에는 주민들의 상호관계도가 크게 그려져 있다. 저항세력 검거작전에 나섰을 때 대대적 수색으로 주민들의 원성을 사기보다는 은신처를 정확하게 찾기 위해서다.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미군의 새 교범을 거꾸로 보면 이라크전 3년간 저질렀던 미군의 실책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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