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령화로 노후자금 급증 → 부모들 자녀상속 급감

  • 입력 2006년 3월 28일 03시 00분


철강회사에 근무하다가 은퇴한 찰리 켈리(65) 씨 부부는 집 1채를 가지고 있다. 저축액도 8만 달러(약 8000만 원)에 이른다. 매달 연금도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노후가 걱정이다. 자신은 앞으로 17년, 부인은 20년 정도 더 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켈리 씨는 “의료비 지출이 늘고 있다”며 “자식에게 남겨 줄 재산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이처럼 부모들의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 후 남은 재산의 상당 부분을 써버려 평균 상속재산이 줄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5년부터 1964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들이 부모로부터 별다른 재산을 물려받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이 태어날 당시 자녀 수가 평균 3.5명으로 2차대전 이전에 태어난 세대에 비해 평균 1명이 많아 한 사람 몫으로 돌아갈 상속재산마저 줄어든 셈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따르면 미국인의 86%는 아예 상속재산을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 또 현재 화폐가치로 환산했을 때 2004년 상속재산의 중간치는 2만9000달러로 30년 전에 비해 1만 달러가 적다.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만큼 상속재산 총액만 놓고 보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엔 매년 2000억 달러로 1970년대 중반의 3배가 넘는다는 조사도 있다. 그러나 상속재산의 약 절반은 상위계층 7%에 돌아가기 때문에 평범한 미국인들과는 관계가 없는 얘기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은 60세에서 70세 사이에 남은 재산의 58%를 쓴다. 70세까지 집을 소유하고 있던 사람도 85세가 되면 집을 파는 비율이 44%에 이른다.

이처럼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재산이 급격히 감소하는 이유는 의료비 지출 때문이다. 따라서 노인층의 가장 큰 고민은 ‘과연 남은 재산으로 끝까지 버틸 수 있을까’에 모아지고 있다.

이제 부모가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큰 재산은 ‘젊었을 때 미리 저축해 노후를 대비하라’는 충고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미 인구조사국이 9일 발표한 ‘2005년 미국의 65세 이상 노인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7월 당시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359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2%. 그러나 2030년에는 두 배인 7200만 명으로 늘어나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게 된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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