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폐에 마오쩌둥대신 쑨원·덩샤오핑 넣자"

  • 입력 2006년 3월 12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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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毛澤東) 일색인 중국 지폐에 쑨원(孫文)과 덩샤오핑(鄧小平)의 얼굴사진도 넣자."

11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정치자문기구인 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정협)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파격적인 제안서가 정식으로 제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제안서를 낸 사람들은 신쟝웨이우얼(新疆維吾爾)자치구 정협 상임위원이자 신쟝장애인연합회 부이사장인 후즈빈(胡志斌)과 중국농공민주당파의 돤후이쥔(段惠軍), 총공회(總工會)의 꾸신이(顧心¤) 등 12명으로 대부분 비(非) 공산당원이다.

이들은 제안서에서 "쑨원은 봉건왕조를 무너뜨리고 공화제를 처음 창시한 인물로 모든 중국인이 알고 있으며 대만과 전 세계의 화교들이 숭상하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중국이 개혁 개방을 시작한 뒤 불과 20년 만에 세계가 놀랄 만큼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은 모두 덩샤오핑의 공적"이라며 "덩의 얼굴을 넣어 200위안(약 2만4000원)짜리 지폐를 새로 발행하자"고 제안했다.

정협의 제안은 공산당과 정부가 정책을 결정할 때 참고사항에 불과한데다 대만 국민당이 '국부(國父)'로 받드는 쑨원을 중국 정부가 마오쩌둥과 같은 반열에 올려 지폐에 넣어줄 가능성은 많지 않다.

다만 최근 중국 공산당이 자본가까지도 공산당에 가입시키고 있는데다 유대를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는 대만 국민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꾸 위원은 "역사적으로 걸출한 공헌을 한 인물의 얼굴을 지폐에 넣은 것은 세계적인 관례로 개인숭배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지폐는 1, 5, 10, 20, 50, 100위안 등 모두 6종으로 이들은 색깔과 크기만 다를 뿐 앞면엔 모두 마오쩌둥의 얼굴과 이름이 새겨져 있어 민간에서는 '마오삐(毛幣·마오화폐라는 뜻의 중국어)'라고 불리고 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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