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우리가 슈퍼컴 지존” 美에 재반격

  • 입력 2006년 3월 9일 02시 59분


미국과 일본이 ‘세계 최고의 슈퍼컴퓨터 보유국’에 자존심을 걸고 한판 승부의 불꽃을 튀기고 있다.

일본 NEC는 빛신호를 이용해 신문 10만 쪽 분량에 해당하는 정보(25GB·기가바이트)를 1초에 전송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세계 최고의 슈퍼컴퓨터 보유국이란 지위를 되찾기 위해 애써 온 일본으로서는 중요한 기술적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지금까지 빛신호를 이용한 데이터 전송 최고기록은 미국 국방부의 차세대슈퍼컴퓨터 개발연구그룹이 지난해 발표한 14GB였다.

물론 슈퍼컴퓨터의 성능은 중앙연산장치(CPU)가 1초에 계산을 몇 번이나 하느냐로 좌우된다. 그런데 슈퍼컴퓨터가 계산을 할 때 CPU와 기억장치가 천문학적 분량의 데이터를 주고받기 때문에 전송능력은 바로 계산능력에 직결되는 셈이다.

미국의 독무대였던 슈퍼컴퓨터 분야에 일본이 새 강자로 등장한 것은 2002년.

일본은 1997년부터 5년간 정부 예산 400억 엔을 쏟아 부어 ‘지구 시뮬레이터’를 완성했다. 이 슈퍼컴퓨터는 ‘톱 500 슈퍼컴퓨터 사이트’가 매년 두 차례 발표하는 순위평가에서 2002년 6월 이후 5번 연속 세계 1위를 지켰다.

당연히 미국의 자존심에 큰 상처가 났다. 반격에 나선 미국은 2004년 하반기부터 고성능 슈퍼컴퓨터를 줄줄이 내놓아 지구 시뮬레이터를 7위로 끌어내렸다.

이번에 일본이 다시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부터 5년에 걸쳐 초당 1경(1조의 1만 배) 번 계산을 하는 차세대 슈퍼컴퓨터를 개발하기로 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는 미국 에너지부 핵안전국 산하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에 설치된 ‘블루진/L’로 1초에 280조6000억 번 계산을 한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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