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독일 총리 취임 100일 '순풍'

  • 입력 2006년 2월 28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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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메르켈 총리의 첫 100일은 순풍에 돛단 듯 순조롭게 흘러왔다. 지난 해 11월 22일 총리 취임 이후 지지율은 계속 올랐다. 가장 최근에 실시된 여론 조사에선 응답자의 80%가 메르켈 총리의 업무 수행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총리에 대한 업무 수행 만족도 조사 가운데 최고이며 독일 통일을 이뤄낸 직후의 헬무트 콜 전 총리에 대한 지지율보다도 높은 것.

메르켈 총리의 인기가 상승함에 따라 그가 이끄는 기민련-기사련 연합의 지지율도 지난해 9월 총선 득표율 35.2%를 훌쩍 뛰어넘어 지난달에는 40%에 이르렀다.

메르켈 총리가 "좌우 대연정을 이끌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우려를 털어내고 이처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취임 직후 보여준 외교적 성과 덕분이다. 그는 총리에 취임한 다음 날부터 프랑스, 영국, 폴란드를 방문해 이웃 국가와의 전통적인 우호를 다졌다. 또 취임 1주일 뒤에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EU 예산안을 놓고 대립한 프랑스와 영국 정상을 설득해 타협안을 내놓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을 방문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이란 핵문제에 대한 협력을 약속하며 양국의 우호관계 회복을 과시했고, 러시아 방문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이란 핵문제에 대해 협력해달라고 설득했다. 메르켈 총리는 미국에 대해선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요구했으며 러시아에선 인권과 민주화 문제를 거론하는 등 소신 있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런 당당한 외교가 자국 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메르켈 총리가 인기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국내 경제상황에 달렸다. 독일은 11.3%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이 여전한데다 경제 성장률 또한 지난해 4분기에 사실상 제로 성장을 기록했다. 공약으로 내세웠던 세금 감면 문제도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하지만 최근 몇몇 경기 지표가 호전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어 메르켈 정부에 희망을 주고 있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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