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차원에서 구성된 외규장각 도서 반환협상단 대표인 장재룡(張在龍·전 주프랑스 대사) 외교통상부 본부 대사는 이날 파리에서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밝혔다. 장 본부 대사는 “디지털화 작업은 한국이 일찍이 제안한 건데 그동안 프랑스 측으로부터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프랑스 측 보관 도서를 일반인과 연구자들이 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디지털 자료로 만들어 CD나 인터넷을 통해 보급하자고 제안했다.
또 협상단은 프랑스 측으로부터 연구 목적상 원본을 꼭 봐야 하고, 원본의 보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한국 측 인사들에게는 좀 더 적극적으로 원본을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이끌어냈다.
프랑스 측은 그동안 원본의 훼손을 이유로 원본 열람을 극도로 꺼렸다. 이로써 협상단은 프랑스 측과의 첫 접촉에서 구체적 성과를 내며 순조로운 활동을 시작했다.
협상단은 이번 방문에서 프랑스 측 협상 대표인 자크 살루아 감사원 감사위원을 만나 양국 민간 대표단이 2001년에 이룬 합의는 한국 정서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전달했다. 당시 양측 대표단은 프랑스가 보유한 외규장각 도서와 한국에 있는 비슷한 가치의 고문서를 맞바꾸는 방식에 합의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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