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도 속은 거짓말 사형반대론 ‘콜먼의 결백’… 허위 판명

  • 입력 2006년 1월 1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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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여 전 결백을 주장하며 형장에서 사라져 간 사형수의 유전자(DNA) 검사 결과, “그가 진범인 게 맞다”는 결론이 나왔다.

미국 버지니아 주정부는 12일 “새로운 유전자 실험기법이 개발되면서 사건 발생 25년 만에 실험을 했으나, 피해자의 몸에서 나온 정액은 사형수의 것이란 결론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미 언론은 “그의 무죄 주장이 옳았다는 결론이 나왔더라면 사형 반대 운동의 불길이 번질 뻔했다”고 보도했다.

애팔래치아 산맥의 작은 탄광마을의 광원이었던 로저 콜먼 씨는 1981년 19세인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붙잡혔다. 2년간의 재판 과정에서 그는 결백을 호소했지만, 끝내 유죄 평결을 받았다. 사형은 1992년 5월 집행됐다.

콜먼 씨는 수차례에 걸친 신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끝내 “나는 억울하다”라고 주장해 시사주간지 타임이 그를 표지 인물로 다룰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교황이던 요한 바오로 2세가 형 집행 중지를 위해 애쓰기도 했다.

특히 그는 사형당하기 직전에 “오늘밤 무고한 한 사람이 살해되려 한다. 나의 결백이 입증되는 날 미국과 다른 모든 문명국가가 사형제도의 허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사건을 추적 보도했던 4개 신문사와 사형 반대 단체들은 2002년 버지니아 주 대법원에 증거물 재검사를 요청했다가 기각당했지만, 민주당 소속의 마크 워너 주지사에게 요청한 끝에 DNA 재검사가 이뤄지게 됐다. 사형 집행 후 DNA 재검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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