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파동]英 FT “한국, 이번 소동으로 깊은 우울증”

  • 입력 2005년 12월 1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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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언론들은 16일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 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기자회견 소식을 일제히 서울발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전날 “줄기세포가 없다”는 노 이사장의 발언을 주요 뉴스로 다뤘던 외신들은 황 교수가 이날 반박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연구 성과는 며칠 내에 입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노 이사장의 거듭된 반박도 함께 다뤘다.

AP통신은 한국 정부와 서울대의 긴박한 움직임까지 상세히 소개한 뒤 “한국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으며 이날 오전 증시마저 급격히 하락했다”고 전했다. AFP, dpa, 로이터통신도 황 교수가 위조 의혹을 부인했으며 사이언스 발표 논문은 철회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날 이번 파문의 전개 과정을 상세히 보도하며 “한국의 과학계에 큰 타격이겠지만 이는 황 박사의 연구 성과에 문제를 제기했던 젊은 한국 과학도들의 승리로 볼 수 있다”고 논평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파문에 대한 미국 학자들의 다양한 반응을 소개하기도 했다. 로리 졸로스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황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 성과는 모래 위에 세워진 성이었느냐”고 반문했다. 하버드대의 데일리 박사는 “황 교수 연구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며 “나는 그들의 기술적 역량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황 교수 연구가 대부분 사기였다고 드러날 경우 이는 생명공학계의 큰 좌절일 뿐 아니라 정치적 패배가 될 수 있다”며 배아줄기세포 복제를 둘러싼 미국 내 정치 논쟁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다.

시사주간 타임 인터넷판도 윤리 논쟁에 이은 황 교수의 입원, 노 이사장의 주장 등 일련의 과정을 소상히 전하면서 황 교수가 설명해야 할 것이 많아졌다고 평가했다. 타임은 앞으로 검증이 진행되는 동안 논란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소동으로 한국은 깊은 우울증에 빠졌다”고 보도하면서 황 교수의 연구에 의문을 던졌다는 이유로 오명을 쓴 MBC 보도와 관련해 격렬한 감정적 논쟁까지 불러일으켰다고 소개했다.

독일 시사주간 디 차이트는 “이번 사건은 학계가 거의 겪어 보지 않았던 고통스러운 드라마의 절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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