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튼 결별’로 불거져… 반전… 재반전…

  • 입력 2005년 12월 16일 01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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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의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진위 논란이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제럴드 섀튼 미국 피츠버그대 교수의 결별 선언이 있은 지 33일 만이다.

○ 발단은 섀튼의 결별선언

공동 연구를 수행하던 섀튼 교수는 11월 12일 황 교수에게 윤리 문제를 제기하면서 일방적인 결별 선언을 했다.

대가성 있는 난자와 연구원의 난자가 실험에 쓰였다는 것이 결별의 이유였다.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11월 21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보상금’을 주고 채취한 난자를 황 교수팀에 제공했다고 시인해 일부 윤리적인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MBC PD수첩은 다음 날인 22일 ‘황우석 신화의 난자 매매 의혹’을 방영해 난자 매매와 연구원 난자 사용에 대한 의혹을 본격 제기했다.

궁지에 몰린 황 교수는 11월 24일 연구원의 난자를 사용했음을 밝히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모든 겸직을 사퇴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 MBC 강압 취재로 상황 반전

PD수첩 방영 직후 누리꾼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광고 중단 사태로 확산되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PD수첩 취재팀의 강압 취재는 잘못됐지만 PD수첩 광고 중단 요구는 지나쳤다”며 의견을 밝혔다.

이때부터 PD수첩팀의 취재윤리 문제와 배아줄기세포의 진위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PD수첩팀은 11월 30일 황 교수팀에 1차 검증결과를 신뢰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한 인터뷰와 재검증을 요청했다. 황 교수팀은 “언론이 과학을 검증하려 한다”며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뉴스전문 채널 YTN은 이달 4일 미국 피츠버그대 섀튼 교수 연구실에 파견된 황 교수팀 연구원들을 단독 인터뷰해 보도했다. 이 인터뷰는 PD수첩팀의 강압 취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김선종, 박종혁 연구원이 인터뷰에서 “PD수첩팀이 ‘황 교수가 곧 구속되고 논문은 취소된다’며 회유와 협박을 하는 등 강압적 분위기를 조성해 거짓 증언을 했다”고 밝히자 PD수첩팀의 비윤리적 취재행태에 대한 비판 여론이 폭주했다.

MBC는 이날 오후 9시 뉴스데스크를 통해 취재윤리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진위 논란을 다룬 PD수첩 2탄의 방영은 무산됐다.

○ 줄기세포 진위논란 가열

하지만 줄기세포 진위 논란은 인터넷을 통해 꾸준히 확산됐다.

이달 초 생명공학 연구자들이 회원인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사이트에는 2005년 논문의 보충자료에 실린 줄기세포 사진 중 5쌍이 동일하다는 익명의 제보가 실렸으며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황 교수팀은 단순 실수이며 사이언스에 보고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2005년 논문의 환자 체세포와 줄기세포의 유전자(DNA) 지문 분석 결과가 실제 실험에서는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일치한다는 새로운 의혹이 같은 사이트에서 제기됐다.

황 교수는 7일 수면장애와 과로, 스트레스로 탈진해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서울대 소장파 교수 30여 명은 8일 황 교수팀 논문의 진실성 의혹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학교 측에 전달했다.

이어 사이언스는 9일 입장을 바꿔 “제3자의 검증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피츠버그대도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조사에 나섰다.

황 교수팀은 마침내 11일 후속 논문으로 입증하겠다는 입장을 바꿔 서울대에 재검증을 요청하고 서울대는 조사위원회 구성에 착수했다.

12일 섀튼 교수가 다시 “2005년 논문에서 이름을 빼 달라”는 내용의 e메일을 사이언스에 보냈다. 영국 에든버러대 이언 윌머트 교수 등은 황 교수 논문에 대해 세계 과학계가 자체 검증하자고 제안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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