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자가 사생활보호 간청 난자문제 즉시 시인 못했다”

  • 입력 2005년 12월 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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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아시아판 최신호(12일자)에 실린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연구팀 소속 연구원의 난자 제공 과정에서 어떠한 강압도 없었다”면서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임 아시아판은 난자 제공 과정의 윤리 문제와 황 교수의 사전 인지 여부에 대해 주로 질문했으며 MBC PD수첩 취재팀이 제기한 줄기세포 진위 문제는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5월 네이처가 의혹을 제기했을 때 시인했다면 이번 논란은 없었을 것으로 보는가. 연구원의 난자 사용보다는 은폐가 더 심각한 문제 아닌가.

“은폐가 아니었다. 당시 기증자들이 사생활이라는 이유를 들어 자신들의 역할을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간청했다. 고민 끝에 연구원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기로 결심했다. 한국에서 난자 제공 사실이 밝혀지면 한 여성의 삶에 상당한 충격을 주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이 난자를 기증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았다고 생각하는가.

“그들은 완전히 자발적으로 기증했다.”

―네이처의 문제 제기가 있기 전까지 당신이 소속 연구원의 난자 기증 사실을 몰랐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 연구진의 책임자가 난자 출처를 몰랐다는 것이 가능한가.

“나는 난자의 출처를 알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 나는 서울대 기관 윤리심의위원회의 규정에 따라 난자 취득 과정에 대한 접근에서 배제돼 있었다. 우리가 받은 것은 난자였지 기증자에 대한 정보가 아니었다.”

―일부 한국인들은 이번 논란이 한국을 생명공학의 선두에서 끌어내리려는 외부 세계의 음모라고 보고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논란이 한국 과학계의 국제적 명성에 지속적인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는가.

“내가 연구원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이 변명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고의는 아니었다는 점은 알아 달라.”

―국제 과학계가 한국 과학자들과 공동연구를 꺼리게 되지 않을지….

“현재 많은 외국 연구자가 우리 연구실을 방문해 기술을 배우고 있다. 우리 기술을 세계에 전파할 계획이다.”

―줄기세포 연구가 인류에게 얼마나 중요한가.

“치료용 복제기술의 목적은 인간 복제가 아니다. 퇴행성 질환을 치료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번 사건이 당신의 혁명적 연구의 진척에 장애가 됐는가.

“나는 내 일을 계속할 것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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