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메니스탄을 가다]<下>에너지로 실크로드 부활 꿈

입력 2005-11-22 03:09수정 2009-09-3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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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크멘에 간 한국 경제인들
19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에서 열린 한-투르크메니스탄 경제포럼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최승철 대우일렉 이사, 김승철 KOTRA 독립국가연합(CIS) 본부장, 아나무하메트 벨리예프 투르크메니스탄 통상부 국제경제관계국장(왼쪽부터). 아슈하바트=김기현 특파원
1세기 전만 해도 유목에 의지해 살았던 나라. 중앙아시아의 빈국이었던 투르크메니스탄이 바로 이곳에서 고대 문명을 꽃피웠던 파르티아 왕국의 중흥을 꿈꾸고 있다. 과거의 번영이 이곳을 지나갔던 비단길 때문에 이뤄졌다면 지금은 풍부한 천연자원이 성장의 동력이다.

▽‘가스왕국’=18일 밤(현지 시간) 투르크메니스탄항공 여객기가 어둠에 싸인 카라쿰 사막을 날아 수도 아슈하바트 상공에 도착하자 지상에는 노란색과 오렌지색 불빛이 수많은 별처럼 반짝거렸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의 가로등이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가스등이었던 것. 세계 가스 매장량의 10%(약 10조 m³)를 가진 ‘가스 왕국’의 실체가 피부에 와 닿았다.

과거에는 특산품이라고 해야 카펫과 세계적인 명마로 이름난 아할테케가 전부였다. 하지만 1996년부터 본격적인 가스 개발이 시작되면서 투르크메니스탄은 ‘돈방석’에 앉았다. 게다가 최근 고유가로 석유 수출도 크게 늘었다. 매장량은 880억 배럴. ‘오일·가스머니’의 위력은 아슈하바트 시내 곳곳의 대형 건설 현장에서 볼 수 있었다.

관광청 통역인 안젤라 다니엘얀 씨는 “마치 버섯이 자라듯 매일같이 새로운 공사가 시작된다”며 “최근 10년 사이 도시의 모습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는 2010년까지의 경제개발 계획을 통해 인공 호수와 고속도로, 발전소 같은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중 내년부터 본격화될 투르크메니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을 잇는 1400km의 가스관 건설 계획은 21억 달러가 넘는 규모다.

▽떠오르는 시장=19일 아슈하바트에서 KOTRA와 투르크메니스탄 정부 주최로 양국 간 경제포럼이 열렸다. 투르크메니스탄 통상부의 아나무하메트 벨리예프 국제경제관계국장은 “한국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을 잘 알고 있다”며 적극적인 투자와 진출을 요청했다.

투르크메니스탄에는 1200여 개의 외국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현지에 8000여 명의 외국 비즈니스맨이 상주하고 있다. 이란 터키 같은 이슬람 국가나 러시아를 비롯한 옛 소련권 기업이 대다수지만 건설과 자원 개발을 중심으로 GE(미국)와 이토추(일본) CNPC(중국) 등 외국 거대 기업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전체 경제의 60%나 차지하는 석유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석유화학과 섬유산업을 중점 육성하고 있다. 특히 세계 10위의 생산을 자랑하는 면화를 이용한 섬유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아슈하바트 시내에서는 삼성과 LG의 가전제품 광고를 볼 수 있었고 현대차도 많이 보였다. 한국 제품은 주로 아랍에미리트를 통해 들어오고 있었다.

김승철(金承哲) KOTRA 독립국가연합(CIS) 본부장은 “석유 가스 개발과 가스관 건설 등 에너지 관련 분야와 건설 부문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아슈하바트=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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