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폭스 대통령이 미국 강아지라고?”

  • 입력 2005년 11월 15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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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정부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거듭된 멕시코 비난 발언에 대해 차베스 대통령이 24시간 내에 공식 사과하지 않으면 대사를 소환하고 양국 외교관계를 대리대사(공사)급으로 낮추겠다고 13일 경고했다.

멕시코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차베스 대통령의 발언은 멕시코 정부와 국민의 존엄성에 상처를 입혔다”며 “14일 중으로 공식 해명하지 않을 경우 멕시코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의 추방을 요구하고 베네수엘라 주재 멕시코 대사도 소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공식 해명이 없을 경우 양국 외교관계가 대리대사급으로 격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멕시코 일간 엘 우니베르살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멕시코 정부가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차베스 대통령이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을 며칠 전 ‘미 제국주의의 강아지’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데 이어 13일에도 폭스 대통령을 또다시 공격했기 때문.

차베스 대통령은 13일 주례 TV방송 프로그램 ‘알로 프레시덴테(안녕하세요, 대통령)’에 출연해 베네수엘라 민요를 들어 조롱하면서 “폭스 대통령은 이미 (미주정상회담에서 입은) 상처로 피를 흘리며 돌아갔다”며 “더 상처 입기 전에 쓸데없이 참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폭스 대통령은 4, 5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제4차 미주정상회담에서 미국 주도의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구상에 적극 찬성했으며 차베스 대통령은 이를 강력히 비난해 왔다.

멕시코 외무부는 “미주정상회담에서 벌어진 양국의 갈등을 봉합하기로 양국 외무장관이 합의한 상황에서 사과는커녕 이 같은 강경발언이 이어져 놀랐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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