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교생들 학교 내 성관계 충격

  • 입력 2005년 11월 7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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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고등학교 학생들이 교내 강당이나 체육관에서 성관계를 갖다 적발됐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을 것이고 교장이나 담임교사에게 엄한 책임을 물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학교 내 시설에서 학생들이 성관계를 갖다 적발되는 일이 빈발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6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최근 버지니아 주 매너새스의 한 고교에서는 8명의 학생이 학교 강당에서 성관계를 가진 사건에 관련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건에는 2명의 여학생과 3명의 남학생이 직접 관련됐으며 3명의 남학생은 현장을 구경한 사실이 확인됐다.

버지니아 주 앤아룬델의 한 고교에서도 최근 2명의 학생이 학교 체육관에서 성관계를 갖다가 적발됐다. 메릴랜드 주 락빌의 한 고교에서는 6월 4명의 학생이 학교 주차장에서 역시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드러났다.

매너새스 고교 사건은 학교 당국이 강당출입자를 감시하는 폐쇄회로(CC)TV를 통해 학생들의 신원을 파악했다. 하지만 학교 당국은 성관계를 가진 5명의 학생에 대해서는 10일 정학, 나머지 3명의 학생에 대해서는 5일 정학 처분을 했을 뿐이다.

학교에서 성관계를 갖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데도 대부분의 학교는 이를 구체적으로 금지하는 교칙이 없다. 부도덕한 행동이나 공동체의 도덕을 위반한 행동을 처벌하는 규정으로 가벼운 징계를 하고 있다.

워싱턴 DC에 있는 고교를 최근 졸업한 한 여학생은 "학교 내 계단 통로나 문이 잠긴 교실, 탈의실에서 성관계를 갖는 학생들 때문에 당황한 적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학교 내에서의 성관계에 대해 많은 학생들이 "별로 충격적이지도 않고 대단히 큰 일도 아니다"는 반응을 보여 더 충격적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TC 윌리엄스 고교 졸업생인 제시카 밀러(19) 양은 "우리 부모들은 성 혁명을 일으킨 사람들인데 왜 그렇게 놀라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학생은 "그것은 정상적인 10대들의 행동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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