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워치]韓-日 ‘우정의 삼계탕’

  • 입력 2005년 10월 3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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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일본 오사카 성 광장에서 열린 ‘한일 우정의 잔치’의 한 장면. 재일교포와 일본인들은 이곳에서 갈비구이 등을 사먹으며 우정을 나누었다. 오사카=조헌주 특파원
30일 일본 오사카 성 광장에서 열린 ‘한일 우정의 잔치’의 한 장면. 재일교포와 일본인들은 이곳에서 갈비구이 등을 사먹으며 우정을 나누었다. 오사카=조헌주 특파원
재일교포와 일본 기업인 등 1만여 명이 참가한 ‘한일 우정의 잔치’가 30일 일본 오사카(大阪) 성 광장에서 열렸다. 국적 차이, 분단에 따른 재일교포 사회의 반목을 넘어선 화합의 한마당이었다.

특히 이날 잔치에서는 한일협정에 따른 일본의 경제협력자금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철강기업이 된 포스코가 교포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뜻으로 삼계탕 무료 시식회를 마련해 참가자들에게서 호평을 받았다.

시식회는 11월 하순 도쿄(東京)를 비롯한 일본 내 주요 대도시의 2000여 한국 식당에서 재일교포 8만여 명과 일본 내 친한(親韓) 인사 2만여 명에게 삼계탕을 대접하는 행사로 확산될 예정이다.

잔치 마당을 찾은 교포 2세 홍효현(洪孝顯·54) 씨는 “북한 문제로 일본인들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복잡한 상황”이라며 “이런 행사를 통해 양 국민이 진정한 우정을 나누는 관계로 발전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행사 조직위원회 이준희(李晙熙) 사무국장은 “광복 60주년과 한일수교 40주년을 맞아 재일교포에 대한 존경심과 감사를 표하는 위로 잔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가 진행된 오사카 성은 임진왜란 때 한반도를 침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본거지라서 새 시대의 한일 교류의 의미를 더해 주었다.

이보다 앞서 진보와 보수를 망라한 한국의 100여 개 민간단체 대표는 29일 히로시마(廣島) 일본인 원폭 희생자 위령탑에서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위령제를 올렸다.

한국 측의 포용하는 자세에 마음이 움직인 일본 민간단체들은 이번 행사는 물론 11월 하순 도쿄에서 치러질 행사도 적극 후원하기로 했다. ‘한일 우정의 잔치’ 조직위 이창복(李昌馥) 위원장은 “잔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내년에는 일본 민간 주도로 한국에서도 열리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사카=조헌주 특파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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