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타 美남부 접근]비운의 도시 갤버스턴 105년전 악몽에 떤다

  • 입력 2005년 9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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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년 전 악몽이 다시….’

5등급 초강력 허리케인 리타가 미국 텍사스 주를 향해 북상하자 이 지역의 섬 도시인 갤버스턴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남부의 월스트리트’로 불리며 한창 번영하던 이 도시는 1900년 9월 8일 4등급 허리케인이 밀어닥쳐 큰 피해를 보았으며 그 이후 쇠락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당시 4등급 허리케인은 해발 2.4m에 위치한 갤버스턴을 집어 삼켰으며 무려 8000∼1만2000명의 희생자를 냈다. 또 항구 기능을 잃은 갤버스턴을 대신해 서북쪽으로 82km 떨어진 휴스턴에 항구가 건설됐다. 허리케인으로 휴스턴은 195만여 명의 대도시로 성장했지만 갤버스턴은 5만7000여 명의 소도시로 쇠퇴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갤버스턴의 주민들은 허리케인 리타가 3주 전 뉴올리언스를 쑥대밭으로 만든 4등급 허리케인 카트리나보다 강력하다는 소식에 절망하는 표정이다.

갤버스턴은 1686년 프랑스 탐험가 로베르 카블리에 드살라가 처음 발견했으며 당시 프랑스 군주 이름을 따서 ‘생 루이’라고 불렸다. 지금의 이름은 식민지시대에 이 섬을 잠시 점령했던 스페인의 루이지애나 총독 베르나르도 갈베스에서 유래한 것이다.

1830년대부터 이민이 시작됐으며 1839년 시로 승격됐다. 19세기 미국 서남부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했다. 현재는 목화의 수출항으로 유명하며 관광 휴양도시로 알려졌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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