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성적표 왜 안보여주나”…美일부 명문大공개키로

  • 입력 2005년 9월 7일 03시 04분


요즘 미국 명문 경영대학원들이 졸업생의 성적 공개 문제로 시끄럽다.

하버드 등 최상급 경영대학원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재학생과 찬성하는 기업 및 교수 간에 공방이 치열하다고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최근호(12일자)에서 보도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10위권 내 경영대학원 졸업생은 취업할 때 성적표를 제출하지 않는 것이 오랜 관행이었다.

기업 측도 일류 대학원을 졸업한 경영학석사(MBA)는 기본 실력이 탄탄하다는 전제하에 성적표를 받지 않았다. 경영대학원 재학생들도 학업 분위기를 과도하게 경쟁적으로 몰고 간다는 이유로 성적 비공개를 강력하게 지지해 왔다.

그런데 상황이 변했다. 미국 취업시장이 침체되면서 기업들이 명문 MBA들의 성적표를 요구하기 시작한 것. 성적을 알 수 없으니 채용 인터뷰에 막대한 시간과 재원을 투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기업들의 주장이다.

경영대학원 교수진도 성적 공개에 찬성하고 나섰다. 교수들은 “경영대학원생이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이 4년 전에 비해 22% 떨어졌다”면서 “취업 시 성적이 공개된다면 학업 의욕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과 교수진의 압력이 거세지자 올해 비즈니스위크지 선정 미국 최고의 경영대학원인 노스웨스턴을 비롯해 코넬, 듀크 경영대학원은 내년도 졸업생들부터 기업에 성적표를 보내주기로 했다.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은 상위 25% 졸업생에 한해 성적을 공개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성적 비공개를 고수하는 하버드, 스탠퍼드, 시카고 경영대학원도 조만간 공개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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