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살아보니/잉바 스트레이]경쟁속에서도 타인배려

  • 입력 2005년 5월 6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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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을 갓 넘긴 나의 서울 생활은 아직까지도 하루하루가 놀라움의 연속이다. 경직되고 배타적이라는 막연한 선입견은 빗나갔고, 한국인의 친절함과 그들의 ‘오픈마인드’에 마치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을 느낄 때가 많다.

고도로 성장하는 도시는 가진 것과 보여 줄 것이 많다. 한국은 지금 성장을 계속하고 있고 시기적으로 변화의 황금기에 있다고 본다. 그 빠른 변화의 중심에 남에게 뒤처지기 싫어하는, 그래서 항상 노력하는 한국인이 있다. 이러한 변화와 성장의 원동력은 아마도 스스로 발전하려고 하는 한국인의 의지와 열망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직원들을 대하면서 느낀 것은 한국인은 정보에 밝고 그 정보를 놓치지 않으려고 항상 안테나를 곤두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열정이 지금의 정보기술(IT) 강국으로 자리 잡게 하는 데도 큰 몫을 했을 것이다. 소문에 빠르고 민감하다 보니 어떤 이슈가 생기면 대부분 이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타인에 대한’ 관심은 처음에는 부담스럽게 다가왔으나, 지금은 그러한 관심과 배려가 오히려 고맙고 다정스럽게 느껴진다.

역동적이고 발전적인 글로벌 도시의 또 하나의 특징은 상대방에게 먼저 다가서는 데 주저하지 않는 오픈마인드라고 생각한다. 처음 서울에 부임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저녁 때 손님이 집으로 찾아와 문을 열어 줬다. 새로 이사 왔다며 자신을 소개하면서 떡을 내미는 바람에 갑작스럽게 인사를 나눴다. 나중에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새로 이사를 가면 이웃에게 떡을 돌리는 것이 한국의 풍습이라고 했다. 요즘은 아내도 이웃 사람들과 많이 친하게 지내고 있고 가끔 옆집을 방문하기도 한다. 이러한 정겨움 덕분에 나는 요즘 한국문화를 배우고 즐기느라 매우 바쁘게 보낸다.

한국에 오기 전에 다양한 아시아 나라들을 경험한 바 있지만 고유문화를 유지하는 동시에 첨단 유행과 라이프스타일을 받아들이는 한국인의 모습은 내게 신선한 자극을 줬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재미난 장소들 가운데 특히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는 젊은 감각과 젊은 문화를 느끼는 하는 매우 이채로운 경험을 주었다.

서울은 도쿄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등과 경쟁하고 있으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지난 10여 년간의 아시아 생활을 통해 일단 한번 성장궤도에 진입한 도시는 보여 줄 것이 많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깨달았다. 서울 역시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보여 줄 것이고 자랑할 것이 많은 도시로 성장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약력▼

1964년 노르웨이에서 태어났다. 노르웨이 경영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다수의 호텔 관리자급 트레이닝 과정을 수료했다. 20년 이상 호텔 업계에서 종사해 와 영어 노르웨이어 스웨덴어 덴마크어 등 4개국 언어에 능통하며 현재 독일어와 중국어도 배우고 있다. 한국 음식으로는 삼겹살 냉면 갈비탕 등을 특히 좋아한다.

잉바 스트레이 W서울워커힐호텔 총지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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