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외교갈등 재점화…“盧대통령 신사참배 언급”

  • 입력 2005년 3월 31일 1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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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고위 당국자가 상대국 지도자의 발언을 비판하고 반박하는 사태가 거듭되면서 외교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이규형(李揆亨)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31일 논평을 통해 “지난해 12월 이부스키(指宿) 정상회담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에게 ‘가급적이면 돌출 발언과 같은 사고가 없기를 희망하며 역사교과서 문제나 신사 참배 등에 대해 일본 측이 결단을 내려 주면 해결이 쉬워질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 자리에는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외상이 배석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또 “마치무라 외상이 양국 정상회담에서 오간 비공개 대화 내용을 근거로 발언한 것은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며 “이는 한일관계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노 대통령이 최근 ‘국민에게 드리는 글’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비판한 것과 관련해 마치무라 외상이 지난달 30일 “정상끼리 무릎을 맞댈 때는 말하지 않고 그런 형태로 표현한 것이 아쉽다”고 비판한 데 대한 정면 반박이다.

반기문(潘基文) 외교부 장관도 31일 기자들에게 “이부스키 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에게 분명히 야스쿠니신사와 관련해 언급했다”며 “마치무라 외상의 말은 사실관계가 전혀 틀린 얘기”라고 반박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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