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반군 온건파 마스하도프 피살이후…

  • 입력 2005년 3월 10일 00시 34분


샤밀 바사예프, 도쿠 우마로프
샤밀 바사예프, 도쿠 우마로프
러시아 특수부대가 체첸반군 지도자인 아슬란 마스하도프 전 대통령을 ‘표적 살해’하자 국제사회는 반군의 향후 대응과 앞으로 전개될 체첸 사태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마스하도프의 제거로 반군의 저항이 무력화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민선 대통령이었으며 절대적인 권위를 갖고 있던 지도자를 잃은 만큼 반군의 결집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에 체류 중인 아흐메드 자카예프 반군 대변인은 “우리는 지도자를 잃었을 때마다 더 단결해 왔다”며 “곧 새 지도자를 선출해 항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온건파였던 마스하도프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체첸사태가 더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군의 새 지도자로 샤밀 바사예프와 도쿠 우마로프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이들은 대(對) 러시아 강경파로 그동안 모스크바극장 인질극과 남부 베슬란학교 인질극을 배후에서 주도한 인물들. 이들이 러시아 전역에서 대대적인 보복 테러에 나설 경우 유혈 사태의 악순환이 계속될 전망이다.

반군 지도자를 무조건 제거하는 러시아의 강경한 태도도 다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스하도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까지도 러시아 측에 대화를 제의하는 등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그러나 러시아 당국은 끈질긴 추적 끝에 비밀벙커 속에 은신해 있는 그를 살해했다.

러시아 당국은 1996년에도 조하르 두다예프 당시 체첸 대통령을 미사일 공격으로 살해했고 지난해에는 첩보요원을 카타르로 보내 망명 중인 젤림한 얀다르비예프 전 대통령을 암살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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