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외교전문가들 “강경-실리파 틈새로 이란을 분열 시켜라”

  • 입력 2005년 2월 23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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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지도부의 분열을 이용하라.’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포기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지도부 내 강경파와 온건 실리파의 분열을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캔 폴락 연구원과 미 외교협회(CFR) 레이 카키야 연구원은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3·4월호 기고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란의 강경파들은 자국 안보를 위해 핵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온건 실리파도 궁극적으로 핵 개발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리파들은 심각한 고용난과 인플레 때문에 경제가 먼저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핵 개발을 무리하게 강행하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될 수 있다며 ‘자제론’을 주장한다.

그동안 이란이 핵 문제에 대해 자주 말을 바꾸는 듯한 인상을 준 것은 바로 이런 내부 사정 때문이라는 것.

이란 외무부 산하 연구소의 마무드 바에지 소장은 22일 미국과 핵 문제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하산 로하니 이란 핵협상 대표는 8일 미국의 군사적 공격으로는 이란의 핵시설을 없앨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래서 미국이 이란에 던져야 할 메시지는 단 하나라는 것이다. “(핵이 아니라) 경제야, 이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

이란과 경제교류를 하는 유럽 일본 중국을 움직여 압박을 가하되, 핵 개발을 계속하지 않는다면 당근을 아낌없이 줘 온건 실리파의 입지를 키워 주자는 것이다.

기고문은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은 최후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세계 최고 수준의 테러리스트 조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보복테러에 대한 완벽한 준비 없이 군사 공격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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