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물 ‘유전자 신분증’ 만든다

  • 입력 2005년 2월 11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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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모든 생물의 ‘신분증’을 만드는 작업이 시작됐다.

10일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25개국 과학자들은 ‘생물 바코드화(化)’ 프로젝트 개시를 선언했다.

프로젝트의 목표는 포유류 조류 어류 식물을 망라한 1000만 종(種)의 지구상 생물을 대상으로 유전자 지문을 만든 뒤 각각 유전자 지문에 따른 바코드를 부여하는 것.

바코드가 부여되면 간단한 테스트로도 종을 식별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이런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지 않아 처음 발견된 생물의 종류를 확인하는 데 길게는 1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우선 이름이 붙여진 170만 종을 대상으로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모든 생물이 갖고 있지만 DNA 배열은 생물마다 제각각인 유전자를 비교해 이를 기록하는 방식이다.

이 프로젝트의 표면적인 목표는 아직 명명(命名)되지 않은 모든 생명체에 ‘이름’을 붙이자는 것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이를 통해 생물 다양성을 지키자는 것이다.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리처드 레인 박사는 “얼마나 많은 생물이 존재하는지 파악하지 못한다면 수많은 생명체가 사라져도 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방대한 작업이 마무리되면 인류의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예컨대 손바닥만 한 휴대용 바코드 판독기만 갖고도 수입 농산물에서 발견된 벌레가 질병을 일으키는 종류인지 아닌지를 현장에서 곧바로 판독할 수 있다는 것.

또 불법 포획된 어류나 육류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지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설명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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