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30일 총선]최대 관심사는 투표율

  • 입력 2005년 1월 28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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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하고 싶다. 하지만 투표하러 가는 게 자살행위여서….”

수니파 지역인 사마라에 사는 주민 타하 압둘라자크 씨(47)는 30일 투표를 할지 말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투표율은 이번 이라크 총선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최대 변수다. 투표율이 높으면 새로 출범하는 제헌의회가 정통성을 가지면서 제도권 정치가 추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투표율이 낮으면 저항세력이 힘을 얻게 된다.

투표율 싸움은 이미 지난해 시작됐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28일 “미군이 지난해 11월 수니파 지역에 대공세를 가한 것은 총선을 위한 치안확보가 명분이었다”며 “그러나 수니파 지역은 여전히 저항세력의 협박으로 투표를 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미군이 치안 확보를 위해 저항세력을 공격할수록 테러는 더 많이 발생했다. 올해 1월 모술 사마라 바쿠바 팔루자 등 수니파 지역에서는 지난해 9월보다 테러가 약 두 배로 늘었다.

게다가 최근 테러는 미군보다는 투표 참가자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한 경고문도 ‘투표에 참가하는 이라크인을 공격하겠다’는 내용 일색이다.

중동 전문가이자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 씨는 이런 현상을 두고 “이라크 저항세력은 미군과 싸우면서 핵심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군대가 아니라 투표 참가자이며 현재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은 투표율 전쟁이라는 지적이다.

투표율이 낮으면 이라크를 해방시켜 자유를 확산시키겠다는 미국의 구호도 힘을 잃게 된다.

최근 실시된 해외 거주 이라크인의 부재자 투표 등록은 예상보다 저조했다.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가 부재자 등록을 이틀간 연기했지만 약 100만 명으로 예상되던 부재자 등록은 25일 마감 결과 28만여 명에 그쳤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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