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30일 총선]지구촌 이목 집중…취재진 3000명 몰려

  • 입력 2005년 1월 28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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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현재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회의장에 마련된 프레스카드 발급센터에 몰려든 외신기자는 3000명에 달한다. 목숨을 걸고 이라크 총선 취재에 나선 사람들이다.

납치와 참수가 횡행하는 위험지역에 이만큼 많은 기자들이 몰려든 것은 이라크 총선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반영한다.

이라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제단체 파견자를 포함한 투표 감시단의 수가 1만80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취재기자들은 자국 정부의 이라크 여행 금지와 저항세력의 납치 위협이라는 ‘이중의 벽’을 뚫고 현장에 접근하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14개국 언론인 62명이 숨졌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자국 여기자가 이라크에서 실종되자 “기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이라크 현지취재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해당 언론사는 현장 보도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프랑스 국영 TV 기자들도 27일 성명을 내고 “이라크 출장을 개인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제기자연맹은 “이라크 출장 여부는 정부가 충고할 사안이 아니라 언론사가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라크 취재기자들의 운명은 ‘로또처럼 운에 달렸다’고 한 프랑스 라디오 간부가 표현했다. 언제 어디서 납치되거나 피살될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28일 ‘PRESS(보도)’ 문구가 새겨진 방탄조끼를 찾는 취재기자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PRESS’ 표시가 오히려 테러의 표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테러조직은 기자들도 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기자를 납치 살해하면 전 세계에 보도되고 파장도 커진다는 이유도 있다.

○…각국 취재기자들은 중앙선관위의 신분증은 물론 이라크 내무부와 다국적군 사령부의 신분증을 따로 발급받아야 한다. 이라크군의 명령과 지시를 따르고 안전의무를 이행한다는 서약서에도 서명해야 한다.

카메라가 없는 기자들은 투표소를 자유롭게 취재할 수 있지만 카메라 기자들은 지정된 투표소에서만 취재가 가능하다. 휴대전화나 무선 송수신기를 휴대할 수도 없고 투표소나 동료 기자들의 위치도 공개할 수 없다.

○…‘국경 없는 기자회’ 조사에 따르면 이라크 취재기자들의 사망보험료는 매우 높다. 대부분 지역의 보험료는 하루 7∼9유로에 불과하지만 이라크는 한 달에 3000유로(약 400만 원)로 나타났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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