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아프리카 빈곤은 세계인의 상처다”

  • 입력 2005년 1월 28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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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이 열리고 있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27일은 아프리카를 위한 날이었다. 오전에 열린 토론회에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타보 음베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아일랜드 록그룹 ‘U2’의 보컬 보노 씨가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촉구했다. 정치 경제 문화를 아우르는 포럼의 성격이 가장 잘 드러난 무대였다.

▽아프리카에 관심을=개막 연설에서 ‘빈곤 퇴치’를 화두로 꺼냈던 블레어 총리는 “아프리카의 곤경은 세계 양심이 입고 있는 상처”라며 재차 빈국(貧國)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그는 7월 영국에서 열리는 G8(선진 7개국+러시아) 회의에서도 아프리카 원조 문제를 주요 이슈로 제기할 예정이라고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쟁을 위한 1년 예산으로 800억 달러를 요청했다”면서 “이 액수의 아주 일부분만 있어도 아프리카 원조금 규모를 두 배로 늘릴 수 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최근 7억5000만 달러를 아프리카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게이츠 회장은 기업가답게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면서 “1000달러면 한 명을 살릴 수 있으므로 10억 달러가 모이면 100만 명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장 각광받은 보노 씨=검은색 티셔츠, 가죽잠바에 선글라스를 끼고 무대에 오른 보노 씨는 설득력 있는 언변으로 가장 큰 호응을 받았다.

그는 “우리 세대는 역사에 3가지 중요한 발자취를 남길 것”이라며 먼저 인터넷과 테러와의 전쟁을 꼽았다. 나머지 한 가지는 아프리카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라는 것. 현재 아프리카 지원단체를 이끌고 있는 그는 “우리 세대는 극도의 빈곤을 종식시킨 세대로 역사에 남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반면 아프리카 지원을 위해 새로운 세금 제도를 제안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의 아이디어에 대해선 “현실성이 없다”는 싸늘한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실속 없는 포럼=일부 토론회에선 참석자들이 “포럼이 구태의연한 주제에 매몰돼 있다”고 비판했다.

토론회 주제가 장차 생길 수 있는 세계적 문제, 예컨대 이라크 총선 이후의 안정화 과제나 중국 경제의 갑작스러운 추락에 대한 대비 같은 것이 아니라 이미 노출된 것뿐이라는 지적이다.

다보스=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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