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駐리비아대사 소환…“왕세제 암살음모 꾸몄다”

  • 입력 2004년 12월 23일 17시 47분


사우드 알 파이살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은 22일 “리비아가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왕세제(81) 암살 음모를 꾸민 데 대한 대응 조치로 리비아 주재 대사에게 귀국 명령을 내렸으며 사우디 주재 리비아 대사에게 출국 요구 각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알 파이살 장관은 연례 메카 참배 기간이 가까워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추가 제재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압둘라 왕세제는 파드 빈 압둘 아지즈 국왕(83)의 이복동생으로 1995년 이후 사우디를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다.

그동안 사우디 왕세제 살해 음모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해온 리비아의 외교부 대변인은 “사우디가 형제국인 리비아의 대사를 소환키로 결정한 데 놀랐다”며 당황해했다.

미 국무부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이날 “압둘라 왕세제 암살계획 연루 의혹에 대한 리비아의 해명이 미흡해 리비아를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사우디는 미국의 이라크 구상을 지지하는 반면 리비아는 이에 반대하는 등 양국은 사사건건 의견 대립을 빚어 왔다. 특히 3월 이집트에서 열린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지도자와 압둘라 왕세제는 험악한 설전까지 벌였다.

압둘라 왕세제 살해 음모는 7월 뉴욕타임스가 카다피 지도자가 지난해 압둘라 왕세제를 살해하려 했다고 보도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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