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요즘 美, 독재자 같아”…국제질서 재편 움직임 꼬집어

  • 입력 2004년 12월 5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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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3일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독재자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인도를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이날 뉴델리에서 연설 도중 미국 중심으로 국제 질서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지적하면서 “한 나라가 세계를 지배하면 국제테러와 조직범죄, 마약거래 같은 지구촌의 위협 요인을 증가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어느 누구도 테러를 지정학적 게임의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이 테러에 이중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외신들은 러시아가 체첸반군의 테러로 곤혹스러운 입장인데도 미국은 오히려 체첸사태를 러시아에 대한 압력 수단으로 삼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라크 사태에 대해서도 “미국이 아닌 유엔 주도로 정상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지자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세계가 직면한 공통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립보다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미국이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막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자유를 증진시키기 위해 푸틴 대통령을 포함한 우방과 동맹국들에 도움을 요청했던 것은 바로 그런 것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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