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들 “부시는 온통 테러-안보 얘기만 해댔다”

  • 입력 2004년 11월 22일 18시 41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21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세계무역기구(WTO) 148개 회원국간 무역자유화 협상이 성과를 거두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폐막됐다. 하지만 회의 의제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경호로 법석을 떠는 등 뒷얘기들이 많았다.

○…각국 정상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테러와의 전쟁’ 같은 안보 이슈들만 너무 강조했다며 불쾌한 표정들이다.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은 물론 일부 동맹국 정상들도 의제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인 존 하워드 호주 총리도 “회담의 초점은 무역과 경제문제에 맞춰졌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폴 마틴 캐나다 총리는 “안보와 무역은 따로 생각할 수 없다”고 부시 대통령을 거들었다.

○…부시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기 위한 칠레 정부의 대규모 만찬이 경호 문제에 대한 이견 때문에 무산됐다. 리카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은 당초 대통령궁에서 미국과 칠레 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하는 만찬을 21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국측이 모든 만찬 참석자들은 금속탐지기를 통과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라고스 대통령은 “손님들에게 그런 대접을 할 수는 없다”며 만찬을 취소하고 양측에서 20여명만 참석하는 ‘실무 저녁식사’로 바꿨다.

○…부시 대통령이 마약 대처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2일 4시간 동안 방문하는 콜롬비아도 경호 문제로 비상이 걸렸다.

콜롬비아는 방문지인 북부 항구도시 카르타헤나에 보안군 1만5000명을 배치했으며 전투기, 헬기, 전투함, 잠수함까지 동원한다. 선박의 입출항과 비행기 운항 중단은 물론 술 판매도 금지되고, 시위 예방을 위해 노동자들은 하루 쉬도록 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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