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원인기]부러운 美대통령들의 덕담

  • 입력 2004년 11월 22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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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기
최근 미국 아칸소주 리틀록에서 열린 ‘클린턴 대통령 센터’ 개관식에 공화당과 민주당의 전현직 대통령 4명이 한자리에 참석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민주당 출신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8년 재임기간 중 남긴 기록과 업적을 전시하는 시설의 개관식에 공화당 소속 현직 대통령까지 찾아가 축하해주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지미 카터 전 대통령, 클린턴 전 대통령 등 이들 4명은 대통령 직과 정치적 이해관계를 놓고 승부를 겨룬 사이다. 1980년 미국 대선에서 아버지 부시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서 카터측과 싸웠고, 클린턴은 아버지 부시를 이겼다. 또한 부시 대통령의 승리로 막을 내린 이번 미국 대선에서 이들은 민주, 공화 양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를 비난하고 공격한 선거의 적이었다. 그랬던 그들이 “평생을 나라에 봉사한 분”, “미국을 낙관과 애정으로 이끌어 오신 분”이라며 서로를 치켜세우고 덕담을 나눴다. 주인공인 클린턴은 “오늘 우리는 모두가 붉은색과 흰색, 푸른색일 뿐”이라며 미국 국기의 색깔에 비유해 선거로 갈라진 미국의 단결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들도 인간인 이상 마음속에 앙금이 없지 않으련만, 서로를 칭찬하고 상대방의 업적을 부각시켜 주는 배려…. 이런 점들이 오늘의 미국을 있게 한 밑거름이 되지 않았을까.

강물은 말라도 물이 흐르던 자국은 오래 남는다고 한다. 상대에게 큰 상처를 주고도 그저 유감이라는 한마디 말로 무심코 지나쳐 버리는 태도, 끝도 없이 막가는 거친 말투 등은 우리의 정치문화를 더욱 메마르게 할 뿐이다. 언젠가는 우리의 지도자들도 밝게 웃으며 서로를 아끼고 위해 주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국민 앞에 서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원인기 정훈 산업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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