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스 PLO 새의장 암살모면… 권력투쟁 본격화

  • 입력 2004년 11월 15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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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사망으로 구심점을 잃은 팔레스타인이 혼돈에 빠져 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권한대행인 라우히 파투 자치의회 의장은 14일 차기 수반을 뽑는 선거를 내년 1월 9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 뒤 아라파트 전 수반의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신임 의장이 암살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하는 등 내부 권력투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밤의 총격전=14일 밤 아바스 의장이 가자지구에 마련된 아라파트 전 수반의 추모 장소를 찾았을 때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습격해 아바스 의장의 경호원 및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다. 총격전으로 경찰 2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했다.

AP통신은 아바스 의장이 모하메드 달란 전 가자지구 치안책임자와 함께 추모 장소에 도착하자 총성이 울렸으며, 아바스 의장의 경호원과 경찰이 응사했다고 밝혔다. 아바스 의장은 곧바로 대피해 무사했으며, 복면을 쓴 20여명의 괴한들은 모두 도주했다.

아바스 의장은 “추모 분위기에서 조문객들이 무분별하게 총을 쏜 것이지 나를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며 암살 기도를 부인했으나, 목격자들은 괴한들이 “아바스와 달란은 미국의 기관원”이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하마스의 정치권 진입=팔레스타인의 과격 무장조직 하마스도 최근 정치 참여를 본격화할 채비를 갖추고 있어 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있어 이들의 정치 참여 시도가 팔레스타인의 새로운 불씨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 LA 타임스는 14일 “하마스가 자치정부 의회선거에 참여할 후보자를 물색하고 있다”면서 “가자지구 거리 벽에는 ‘하마스에 표를 던져라’는 구호가 곳곳에 나붙었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자치정부 수반 후보자를 낼 것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월 팔레스타인 주민을 대상으로 한 정치지도자 지지도 조사에서 하마스 최고지도자 마무드 자하르는 15%의 지지율로 35%를 얻은 아라파트 전 수반에 이어 두 번째로 대중적 인기를 과시했다.

한편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23일 팔레스타인 영토를 방문하는 데 이어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도 팔레스타인 지도부와 곧 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져 선거의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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