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팔루자 대공세]저항 지도부 이미 도피…역공 나설듯

  • 입력 2004년 11월 10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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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총선 이전에 저항세력을 섬멸하겠다는 미국의 계획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10일 저항세력의 뿌리를 뽑기 위해 시작한 미군의 팔루자 대공세에도 불구하고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이끄는 테러단체를 비롯한 주요 저항세력 지도부는 이미 팔루자를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과 이라크의 미국 고위 관리들도 “2000∼3000명의 저항세력이 팔루자를 이미 떠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저항세력은 미군의 팔루자 공세 이전부터 대비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항세력의 중간급 간부라고 밝힌 아부 할리드는 이 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군의 공격이 시작되기 이틀 전(5일) 저항세력 지도자들이 회의를 열어 절반은 도시를 떠나고, 절반은 남아 전투를 벌이자고 결정했다”고 전했다.

미군이 예상보다 약한 저항을 받으면서 팔루자에 진입한 것은 이 때문이라는 풀이다. 팔루자 대공세가 진행되던 8일 하루에만 바그다드 키르쿠크 사마라 등 이라크 전역에서 130회의 테러공격이 벌어진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저항세력의 이전 하루 평균 공격은 80회가량이었다.

신문은 팔루자 공격만으로는 저항세력을 소탕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군의 작전이 끝난 뒤 저항세력이 다시 팔루자에 잠입해 세력을 재규합하거나,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근거지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대대적인 팔루자 공세가 새로운 저항세력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할리드는 “미군이 도시를 장악하더라도 이번 공격으로 집을 잃고 체포된 사람들의 분노가 쌓이면 이들이 저항세력에 가세하고, 장기적으로 미군은 팔루자뿐 아니라 이라크 전역에서 통제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국적군 사령관인 토머스 메츠 중장은 “팔루자 공격은 저항세력을 지원하는 고리를 끊는다거나 알 자르카위를 체포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며 “근거지를 없애고, 다가오는 총선을 안전하게 치를 환경을 만드는 데 공격의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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