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재선 유력]청와대 “최종결과 보자” 축전 보류

  • 입력 2004년 11월 3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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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미국 백악관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사실상 선언하는 등 미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의 승리가 유력해진 데 대해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정부는 확실한 승자가 결정될 때까지 공식 논평을 삼가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열린우리당 임종석(任鍾晳) 대변인은 이날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재선된 부시 행정부와 전통적인 한미 우호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임태희(任太熙) 대변인은 “앞으로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한국이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한미 양국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朴用鎭) 대변인은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이 더욱 강화돼 한반도 위기가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고,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대변인은 “2기 부시 행정부 출범으로 한반도 안보 불안이 말끔히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조만간 당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할 예정이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김혁규(金爀珪) 상임중앙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대미외교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청와대는 당초 이날 오후쯤 승패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승자에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명의의 축하전문을 보내려 했으나,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접전지인 오하이오주의 개표 결과에 대해 불복을 선언함에 따라 이를 보류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한 만큼 노 대통령이 그동안 정상회담 등을 통해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스킨십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달 중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간 중에 열릴 한미정상회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고위당국자는 사견을 전제로 “공무원은 속성상 ‘새 파트너’보다 ‘기존 파트너’랑 일하는 것을 편하게 여기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반기문(潘基文) 장관은 내외신 브리핑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케리 후보가 당선될 경우 남북대화 재개 등 새바람이 불 것으로 내심 기대했으나,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해지자 조금은 실망하는 분위기였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들은 “(누가 되든)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하태원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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