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철수 2008년으로 늦춘다

  • 입력 2004년 10월 4일 18시 16분


한국과 미국은 주한미군 감축 시한을 당초 미국이 제시했던 2005년 말에서 2008년 말로 3년 늦춰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감축 규모는 1만2500명을 유지하기로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미국은 특히 북한이 전방 지역에 집중 배치한 장사정포에 대응하기 위해 미군이 운용해 온 다연장로켓(MLRS) 부대의 철수에 대한 한국의 반대 주장을 수용해 MLRS 2개 대대 중 1개 대대를 감축하려던 방침을 바꿔 모두 잔류시키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는 미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한미 양국은 솔직한 입장을 교환하며 협의를 매우 잘 진행하고 있다면서 “막바지 합의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1주일이나 10일 내에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발표 때는 군사작전 기밀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구체적인 감축 일정과 해당 부대 등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폴 울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은 천정배(千正培)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일행을 면담한 자리에서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해 “최종 결정 때 한국측 입장을 충분히 감안할 것이며 한국측에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혀 감축 시한이 늦춰질 것임을 시사했다.

한미 양국이 감축 시한에 합의하면 미국은 연말까지 이미 이라크에 차출된 3600여명을 포함한 5000명을 1차로 감축한 뒤 나머지 병력은 2006년과 2008년 단계적으로 감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속 감축의 경우도 아파치 헬기부대 등 핵심 전력 부분은 최대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감축 계획 변경은 안보 공백과 억지력 약화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감안하고 한국군 전력 증강 및 주한미군 재배치 일정 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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