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가뭄 印 ‘물도둑’ 극성…서민들 수돗물 훔쳐

  • 입력 2004년 8월 20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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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가뭄으로 물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인도에 식수를 훔치는 ‘워터 마피아’가 등장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9일 보도했다.

델리 남쪽 빈민가 일대에서는 최근 도시 상수도관에 구멍을 뚫어 물을 훔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델리 수도공사 관계자는 “식수 절도 사례가 지금까지 100여건 이상 발생했다”면서 “비디오카메라로 찍어 경찰에 신고하고 있지만 그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조직 폭력배라기보다는 하루 몇 분밖에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서민들이라고 방송은 설명했다.

델리 교외 중상류층 주택가인 드와카 지역도 물 부족을 겪기는 마찬가지. 상수도 공급은 오전 6시부터 단 15분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돈을 주고 물 배달을 받고 있다. 한 의사 부부는 “기름 값보다 물 값을 훨씬 더 많이 쓰고 있다”며 “배달된 물도 소금기가 많고 오염돼 마시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도의 19개 도시에서 만성적인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으나 20년 후에는 물 부족 현상이 전국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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